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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버스 안에서 본 오지랖 A nosey parker on a bus

필자가 건강검진을 받으러 병원에 가고자 버스를 타는 중이었다.

한 여자가 아이와 같이 버스를 탄 때에,

노인 한 명이 앞에 앉아있는 젊은이에게 강압적으로 일어나라며,

젊은이가 앉는 자리가 아니라는 소리를 했다.

그 여자가 아이를 대동하고 있으니 양보하라는 의미였을 것이다.

그 노인의 말에 젊은이는 일어나긴 했지만 

결코 좋은 기분은 아니었을 것이다.

얼마 안가 젊은이는 목적지에 다달아 내렸고,

그 이후에 그 노인에게 날카롭게 흘기는 모습을 보였다.

아침부터 이래라 저래라 하는 소리를 들으니 결코 유쾌할 수가 없었을 것이다.

 

필자는 노인에게 좋은 평가를 해줄 수 없다.

일단 돈 내고 버스에 탄 이상 자리가 있을 때 앉을 권리는 누구에게나 있다.

노약 자석이라 할 지라도 그건 배려석이지,

의무적으로 양보하는 좌석이 아니기에 양보를 강요할 수 없다.

그리고 당사자가 양보를 요구하지 않았는데,

제 3자가 양보를 요구하는 꼴도 웃기는 상황이다.

자기가 버스에 전세 낸 것도 아니고 다같이 돈 내고 타는 입장인데,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젊은 사람에게 양보해라 마라 할 수 있느냐 말이다.

아이를 동반한 여자가 힘들어 보이면 자기가 양보할 수도 있는 일이다.

그러면 젊은 사람 입장에서 그 노인에게 양보를 해줄 가능성이 높다.

자기가 솔선수범해서 행동하면, 분위기도 좋고 자기 평판도 좋아지는데,

그러지 못해 다른 사람의 인상을 찌푸리게 했다.

 

어찌보면 이 노인은 앞만 보고 여유없이 바쁘게 살아와서

추상적 개념에 대한 분류가 잘 되지 않은 것 같다.

어찌보면 연민이 느껴지는 인물이기도 하다.

하지만 다른 개인의 권리를 함부로 침해해서 오지랖 부리는 건

사람 간에 기본 예의가 없는 일이다.

아무리 자기보다 젊은 사람한테라도 그 자의 개인 권리를 침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무리 못배웠어도 타인에 대한 배려가 있는 사람이면

다른 사람에게 사소한 걸로 소위 '갑질'하면서 

자신의 알량한 권위감을 충족시키는 유치한 짓은 하지 않는다.

 

이 사태를 보면서 소위 '영감쟁이'가 되지 않고 어르신이 되도록

내가 싫은 건 남들도 싫다는 마인드를 갖고 살아가야 할 것 같다.

 

p.s. 아침부터 뭐 같은 소리 들은 젊은이에게 행운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