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포경수술을 받지 않는 사람들도 늘었지만,
한국은 포경수술 받은 사람의 비중이 상당히 높은 나라이다.
종교적 근거로 수술 받는 나라들 제외하면 이상하리만큼 높다.
그런만큼 포경수술에 대한 악몽 혹은 추억이라고 할만한 것들이 있을텐데,
개인적으로 이 수술로 인해 생각나는 수치감을 몇 가지 적어보자 한다.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지적 정신적 수치감이다.
포경수술 받으러 갈 때, 포경수술 타이틀을 듣고 순순히 가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다.
이 수술은 통상적으로 어머니로부터 돈까스, 짜장면 먹으러 간다나 좋은 장난감을 사준다는 등의
좋은 이벤트가 있다는 얘기로 미혹받은 후
기대감에 속아서 신나는 마음으로 나갔다가 병원으로 가게되는 스토리가 많을 것이다.
이 경험으로 어머니에게 뒤통수를 맞아 세상에 믿을 사람 없다는 걸 깨닫는 계기도 되지만,
그 동안 잘 지켰던 껍질을 이런 계략에 속아 없애게 된 바보같은 자신에 대한 수치감 또한 클 것이다.
포경을 하려면 바지를 입은 상태에서 원격 조종으로 시행할 수 없으므로
수술 전 자신의 생식기를 보여주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생전 처음보는 사람에게 생식기를 보여주는 것 또한 치욕스럽다면 치욕스럽다 할 수 있다.
목욕탕에서도 생식기를 남에게 보여준 적이 있기 때문에 의사가 남자일 때 크게 문제가 없을 수는 있다.
문제는 거기서 보조해주는 간호조무사 혹은 간호사가 대체적으로 여자인 것이 문제이다.
포경수술을 아주 어린 나이에 받는 경우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초등학교 고학년 정도에 받는 수술이라 이성에게 생식기를 보여줄 일은 없기 때문에
이성인 간호조무사 혹은 간호사에게 생식기를 보여준다는 것은 분명 수치심이 생길 수 밖에 없다.
수술 이후에도 수치감이 들 때가 있다.
이전부터 레이저 수술이 시행되었기 때문에 요즘 수술을 받는다 하더라도 이번에 얘기할 수치감이 없을 수 있다.
옛날 방식으로 받은 경우 수술이후 종이컵을 생식기에 대고 계속 있어야 하는데,
수술 이후 집으로 가는 길, 집에서 있을 때 생기는 쪽팔림은 상상만해도 끔찍할 것이다.
다행히 필자는 레이저 시술을 받았기 때문에 이런 수치감이 거의 없긴했다.
포경수술은 표피를 잘라내는 수술이므로 마취를 해서 하게된다.
마취를 하면 영원토록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므로
마취의 효과가 끝나는 시기는 분명히 오게 된다.
의사는 당연히 수술이 끝난 이후에 오도록 마취약을 넣으므로 수술 이후에 마취가 풀리게 될 것이다.
마취 풀리고 고통에 몸부림 칠 때,
그리고 걸어갈 때 뒤뚱거리는 자신의 추한 모습을 생각하거나 보면서
주변에 있는 사람이 자신을 보게되었을 때 수치감이 들게된다.
이렇게 네 가지 정도로 수치감이 드는 시기에 따라 적어보았다.
생각해보면 더 있을 수도 있겠으나,
이 정도가 대표적으로 생각나는 수치감이지 않을까 한다.
포경수술을 하는 이유가 위생 때문이라고 하는데,
자연 포경이 되는 경우도 있고, 위생관리를 잘 하면 굳이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굳이 할 필요없는 걸 해서 고통받고 성감대 하나를 평생 잃었다 생각하면 참으로 억울하긴 하지만,
위생관리에 용이하다는 걸로 정신승리하면서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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