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중에 문과 이과가 통합될 거라는 얘기가 있지만,
한국의 고등학교는 2학년 때 부터 문과 이과로 나뉘어서 커리큘럼을 진행한다.
필자도 이런 시스템 하에 있었는데,
문과로 갈지 이과로 갈지 고민을 했던 시절이 있었다.
고민에 대해 얘기하기 전에 필자가 적용받은 체계에 대한 설명이 있어야 할 것 같다.
이전에는 문과든 이과든 사회탐구 과학탐구 과목을 다 공부했고,
수능 때 문제 비중만 다르게 나온 걸로 시험치는 시스템이었다면,
필자가 적용받은 체계는
고등학교 2학년 때 부터 문과는 사회탐구 과목만,
이과는 과학탐구 과목만 공부하고 수능도 그 과목 안에서 선택해서 치는 시스템이었다.
물론 내신에서 다른 계열의 과목 한 두 과목은 공부하긴 했지만
크게 보면 문과는 사회탐구만 이과는 과학탐구만 공부하면 되는 시스템이었다.
이런 시스템 안에서 많이는 아니어도 어느 정도 고민을 했던 것 같다.
문 이과를 정하는 기준은 아무래도 탐구과목에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사회탐구냐 과학탐구냐의 고민이 주된 고민이었다고 보면 되겠다.
사회탐구든 과학탐구든 필자가 그렇게 좋아하는 과목은 아니어서 (사실 뭔 과목인들 좋아했겠냐만)
둘 중 하나를 택하는 다른 기준이 있어야 했다.
흥미 이외에 다른 기준이 진로의 문제였냐하면 그것도 아니었다.
그 때 필자는 직업관이란게 제대로 형성되어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준을 만들게 된 계기는 시험을 치면서 봤던 시험 문제와 답안을 상기하면서 생겼다.
과학 탐구는 문제에 필요한 이론만 알면 응용해서 명확한 답을 도출해낼 수 있는 구조이고,
사회 탐구는 이런 식으로 봐도 답이고 저런 식으로 봐도 답인 것 같은 불명확함이 보였다고 생각했다.
물론 사회 탐구도 잘 공부하고 분석하면 명확한 답이 나오겠지만
학교에서 수업하는 꼬라지를 봤을 때 그런 기대를 할 수 없다 생각했기 때문에
필자가 분석한 사항이 이과를 선택하게 만든 기준이 될 수 있었다.
이현령 비현령 성질이 강한 것과 명확성이 강한 것이 필자의 계열 선택의 기준이 되었는데,
이 기준에 대해 당시에 미처 생각을 못하거나 표현하지 못했던 사항이
후에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머리 속에 자리잡은 점이 있어서
보충해서 설명하고자 한다.
과학탐구의 이론이나 사회탐구의 이론도 해석 모델의 하나라고 볼 수 있다.
해석 모델은 해석 대상, 즉 해석하고자 하는 정보의 위계를 잡지 않는 것과 잡는 것으로 나눠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위계를 잡는 다는 개념은 사람 신분의 높낮이를 구분하는 것과 비슷하게 이해를 하면 되겠다.
해석 대상의 위계를 잡지 않는 해석 모델은 대상에 대해 파악만하면
이걸 이용하여 논리 연산을 하고 참 거짓만 판단하면 해당 모델로의 해석은 명확하게 된다.
해석 대상의 위계를 잡는 모델은 모델을 총괄하는 기준이 있어야 하며,
기준에 따라 위계가 달라져 정보의 가치를 다르게 적용하므로
기준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
모델을 총괄하는 기준을 잡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참 거짓 판단 그 이상의 해석을 원하니 기준을 잡는게 아니겠는가?
개인의 가치관, 사회 제도 혹은 사회 현상 같은 것들이 이에 해당할 수 있을 것이다.
수학의 이론이나 과학 법칙 같은 것들은 굳이 기준을 잡지않아도
참 거짓 해석만으로 충분하기 때문에 해당사항이 없겠다.
해석 대상의 위계가 있는 해석 모델은 사람이나 그 삶을 해석하는 모델에서 많이 보이고,
위계가 없는 것은 사람과 연관성이 없는 모델에서 많이 보인다.
전자는 사회탐구 과목에 많이 나타나는 모델일 것이고,
후자는 과학탐구 과목에서 주로 보이는 모델일 것이다.
위계가 있는 해석 모델들을 다룰 때의 위험성은
교육자가 피교육자에게 특정한 방향으로 편향된 교육을 시전한다는 점이 있겠다.
피교육자는 해당 모델에 대해 잘 모르는 상황으므로
피교육자가 비판적인 사고가 부족한 상황이고,
교육자가 해당 모델에 특정한 감정 혹은 생각이 있을 때,
피교육자는 교육자가 말하는대로 생각할 가능성이 높다.
필자가 앞에 한 말, 학교에서 수업하는 꼬라지를 봤을 때 그런 기대를 할 수 없다는 말을
위의 논지 전개와 연결해서 생각했을 때,
학창시절 학교 교사가 객관적인 마인드로 사회탐구 교육을 시전할 것이란 믿음이 없었다는 말이 된다.
문과로 갔을 시 특정한 생각 방향을 주입받아 정신이 오염될 것이란 우려가 커서
이를 피하기 위해 필자가 했던 선택이 이과로 가는 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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